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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 3. 14.

    by. 오늘도00

    목차

      박혜정 선수

       

      사방 4m 경기장에 들어서 바벨을 잡는 순간부터 어떤 도구의 도움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자신만의 힘으로 어마무시한 무게를 들어 올려야 하는 종목. 그래서 역도는 외로운 게임이라고 하는데요. 올림픽에선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알아보고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주목해야 할 국가대표 선수를 알아보겠습니다. 

       

      역도의 올림픽 역사

      역도는 1896년 첫 번째 올림픽에서 열린 역사 깊은 종목입니다. 하지만 이후 올림픽 종목에 포함되었다 아니었다를 반복하게 됩니다.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빠지고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는 열리지만 이후 1920년 안트베르펜올림픽에 다시 등장하기까지 3번의 올림픽에서 자취를 감춥니다. 그렇게 자리를 잡나 싶었던 역도는 1920~1936 올림픽까지 5번의 올림픽 동안 열리다가 다시 사라집니다. 올림픽에 역도가 다시 등장한 것은 1948년 런던올림픽 때입니다. 그 이후로는 한 번도 올림픽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종목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초기 올림픽에서는 체급 구별 없이 모든 선수가 같은 종목에서 경기를 펼쳤습니다. 체급별로 경기를 치르게 된 것은 1920년 안트베르펜올림픽 올림픽에서 종목이 부활하면서입니다. 여자 역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7개 체급으로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았습니다. 이렇게 올림픽과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역도지만 최근 역도는 올림픽 퇴출 경고를 꾸준히 받고 있습니다. 바로 금지약물 사용 때문입니다. 역도 선수들 중 많은 수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 소변 샘플 재조사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더구나 국제역도연맹 집행부가 이런 선수들의 도핑 테스트 기피현상을 방조했다는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기도 해 올림픽 퇴출에 대한 의견이 더욱 힘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IOC에서 제시한 기준을 따르면서 퇴출 위기를 넘기고 있지만 올림픽 체급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15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14개로 계속 줄더니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10 체급만 열립니다. 

       

      올림픽 역도 경기의 특징 : 인상과 용상의 차이

      역도는 인상(snatch)과 용상(clean and jerk)으로 나누어집니다. 인상은 바벨을 지면에서 머리 위까지 한 번의 동작으로 들어 올리는 것이고 용상은 지면의 바벨을 한 동작으로 가슴 위까지 올린 뒤 몸의 반동을 활용해 머리 위로 올려 심판의 콜이 있을 때까지 버텨야 하는 것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인상은 연속 동작 1번으로 경기를 끝내지만 용상은 2개의 구분 동작으로 구성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세계선수권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는 인상, 용상, 합계까지 3개의 부문에서 각각 금메달을 수여해 최대 한 체급에서 3관왕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합계 1 종목만을 운영해 오직 금메달은 단 한 개입니다. 더구나 올림픽은 4년에 한 번 개최되기 때문에 선수들이 올림픽에 임하는 자세는 어느 대회보다 절실합니다. 올림픽에서 역도 경기 방식은 인상과 용상 각 부문마다 3번의 기회가 주어지고 최고 무게의 합으로 순위를 가립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수싸움이 치열하다는 것입니다. 힘만으로 승부를 겨룰 것 같은 역도이지만 1kg으로 메달 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과 코칭 스텝의 수싸움은 매우 복잡하고 세밀하게 진행됩니다. 역도는 몸무게가 낮은 선수부터 경기를 하는데 자신의 경기를 하기 전 앞 선수나 다른 선수들의 기록을 보고 자신의 신청 중량을 바꿀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기 중에 자주 바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인상을 하고 나서 용상을 진행하는데 인상에 강한 선수는 미리 기록을 높여놓고 용상에서 다른 선수들과의 차이가 최대한 좁혀지지 않도록 합니다. 반대로 용상에 강한 선수들은 인상에서 다른 선수들과의 기록차를 최대한 줄여놓은 상태에서 용상에 들어가 역전을 노립니다. 그래서 역도의 수싸움은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더욱 치열해집니다. 

       

      한국 역도의 올림픽 도전사

      한국 올림픽 역사에 역도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첫 올림픽 메달부터 역도가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 김성집 선수가 동메달을 따며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한국 역도의 전성기였습니다. 장미란 선수와 사재혁 선수가 동시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윤진희 선수은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장미란 선수는 인상, 용상, 합계에서 모두 세계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차지해 절대 강자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외에도 장미란 선수는 세계선수권에서 4번이나 우승했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독특한 메달 기록이 나왔습니다. 우리 대표팀은 대회 중에 아쉽게도 노메달에 그쳤지만 남자 94㎏급에서 8위를 한 김민재가 무려 7년이 지난 뒤인 2019년에 은메달을 차지했는데요. 런던올림픽에서 1~3위 선수는 물론이고 4위, 6위, 7위 선수 모두가 사후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윤진희 선수가 동메달을 따며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또 하나의 메달을 수확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대회였던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노메달에 머물렀습니다. 

       

      2024 파리올림픽 메달 기대주 박혜정

      체격 : 176cm / 137kg
      역도 입문 : 13세 (2016)
      체급 : 여자 87kg 이상급 (최중량급)
      주요 경력 : 2023 세계역도선수권 우승 / 2023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 2024 아시아역도선수권 우승
      최고기록 : 인상 128kg, 용상 170kg

       

      장미란, 사재혁 이후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한국 역도가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포스트 장미란'으로 불리고 있는 박혜정 선수입니다. 박혜정 선수는 중학교 3학년 때 합계 255kg(인상 108kg·용상 147kg)를 들어 올려 장미란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세운 235㎏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이후 또래에서는 그녀의 독주가 이어집니다. 각종 주니어 대회에선 2위 선수와 수십 킬로그램 이상 격차를 벌리며 우승을 독식했습니다. 박혜정 선수는 장미란 선수의 주니어 기록을 한 번 더 갈아치우는데 장미란 선수가 고3 때 작성한 기록(260㎏)을 고교 입학 후 처음 치른 대회(267㎏)에서 제쳤습니다. 성인 무대에 데뷔한 이후에도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박혜정 선수는 2024년 성적도 좋습니다. 2023년 세계선수권 87kg 이상급(최중량급)에서 한국 여자 역도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장미란 선수 이후 13년 만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습니다. 당연한 수순으로 파리올림픽 출전권도 확보했는데요. 박혜정 선수는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따냈습니다. 2024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 여자 최중량급(87㎏ 이상)에서 인상 130㎏, 용상 166㎏으로 합계 296㎏을 들어 올려 기존 한국기록에서 1㎏을 늘렸습니다. 이 대회에서 박혜정 선수는 ‘세계 최강’ 리원원(중국)에 이어 2위에 올랐는데요. 리원원은 인상 145㎏, 용상 180㎏, 합계 325㎏의 압도적인 기록으로 우승했습니다. 파리올림픽 랭킹에서도 박혜정 선수는 리원원에 이어 2위에 올랐는데요. 리원원의 기세가 무섭지만 스포츠, 특히 올림픽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올림픽이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멋진 이변을 만들며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